2006년 8월 14일 유관순열사 표준영정 두번째 상반신을 새로 비단바탕에 채색(絹本設彩,76cm×78cm)을 하여 완성하였습니다. 제3차 문광부표준영정심의때 새로 제작한 하도(밑그림)과 함께 심의받을 작품입니다. 뒷 배경의 벽은 상반신작품이기때문에 위와같이 처리하였고, 전신상작품에는 밑에 마루바닥이 있기 때문에 다르게 할 계획입니다.

이번 작품의 특징은 설채방법에서 한국 전통초상화기법인 배채(背彩)와 전채(前彩)를 충분히 활용한 것인데, 이러한 방법은 고려불화에서 즐겨 사용했던 방법이기도 합니다. 고려 불화의 제작기법상의 형식적 특징은 염색 바탕에 시도한 배채법인데 배채(혹은 伏彩, 北彩)란, 그림을 그릴 때, 종이나 비단 깁의 뒷면에 물감을 칠한다는 의미로, 다시 말해서 뒷면에 설채하여 그 색깔이 앞면으로 우러나온 상태에서 앞면에 음영과 채색을 보강(前彩)하는 기법을 일컫는데요, 배채법을 사용하게 된 연유는 첫째, 색택을 보다 선명하게 하면서 변색을 지연시키며, 둘째, 두껍게 칠해진 호분과 같은 안료의 박락을 막아주고, 셋째, 어두운 바탕 위에 물감을 칠할 때 얼룩이 지는 것을 방지하는 데 있습니다.

이러한 배채법의 전통은 수묵화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고, 주로 청록산수나 화조 영모화, 인물 초상화 등 채색화에서 발전한 것입니다. 이 화법은 정치한 선묘 방식과 함께 고려 사람들이 불심으로 지성을 다한 솜씨가 깃들여 있는데, 채색화로서 손색없는 고려 불화의 독창성이기도 합니다.

의습(衣褶,옷주름)처리 역시 상징적인 몇 개의 선으로 요약, 전체적으로 생동감 있고 간결한 느낌을 주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안면구조나 안면의 입체감 표현에서는 명암법을 사용하지 않고 대신 조선시대 초상화기법으로 많이 사용되었던 운염법(暈染法 : 안면의 움푹한 부분에 붓질을 거듭함으로써 어두운 느낌을 주어 도드라진 부분을 부각시키는 방법)으로 처리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유열사님을 닮게 그리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조선후기 초상화법의 또 다른 특징은 육리문(肉理紋)법인데, 산이나 바위를 그릴때 주름(준법)으로 그 형상의 특징을 잡아내듯이, 안면근육의 조직과 피부의 살결을 따라서 선과 점을 운율적으로 이동시켜 생리적 요철과 성격적 자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육리문법이 있습니다. 이 육리문을 잘 들여다보면 현대 미용술의 맛사지 방향과 합치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관순열사님은 피부가 고운 소녀의 안면근육을 표현해야하는 어려움 때문에 육리문법의 직접적인 사용은 하지 않았고 대신 피부의 부드럽고 투명한 질감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만 육리문에 의한 안면표현으로 다시 제작해 올리겠습니다.

또 한가지 특기할 점은 유열사님의 사진들은 정면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돌린 각도인데 이번 영정완전 정면으로 표현했습니다.

유관순영정 안면부

유관순영정 얼굴부분 크게보기

유관순열사 상반신 하도

 

유관순영정 사진과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