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졸업작품전에 부쳐

20세기는 미술문화의 대세를 서구중심으로 이동하는데 큰 역할을 하여, 그밖의 미술은 변방과 제3세계미술로 몰아넣는 편향적 역사를 남겼습니다. 더구나 요즘에는 세기변화에서 오는 환세기몸살로 전통에 대한 전복, 파괴 그리고 장르와 이즘, 재료의 다양성 등으로 일상미술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고, 시간과 공간의 개념마저 뛰어넘는 일회성, 순간성으로 미술의 원래 목적인 시각적 가치마저 혼란해지고 있습니다. 세계는 바야흐로 글로벌리즘이라는 하나의 소통구조를 가지게 되면서 조각적인 판화, 설치적인 도자기 등, 장르의 벽이 무너지고, 홀로그래피나 레이저, 인터넷등 새로운 매체의 등장과 함께 혼성과 이종교배, 이른바 휴전시대의 회화가 서구와 동양, 전통장르와 실험예술의 이분법적인 구도가 아닌 각자의 정체성으로 평가받는 시대로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일각에서 일고있는 신세대들의 문화게릴라, 문화바이러스, 전략적 제휴와 해체, 재결합, 혼성, 틈새노리기, 센세이셔널리즘, 개념의 전복과 같은 문화테러는 진지한 모색보다는 신기함자체, 혹은 깜짝쇼적 측면이 더 강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슴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담론은 사물과 현상에 대한 우리들의 고정관념을 환기시켜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세기미술의 흐름 속에서 충남대학교 회화과 서양화전공 학생들이 열일곱번째의 졸업작품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시대적으로나 교육사적인 측면에서 많은 것을 성찰케하는 전시라고 하겠습니다. 한국문화의 정체성에 대한 진정한 의미와 실험적 도전정신으로 고민하는 이들을 지난 4년간 지도해주신 교수님들과 학부모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아울러 중부권미술을 선도해갈 이들의 장도에 아낌없는 갈채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2001. 12. 4.

충남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학과장 윤여환 
 

2001년 12월 4일~12월 9일 (충남대학교미술관 백마아트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