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작품전에 부쳐

 

충남대학교 회화과는 한국화전공과 서양화전공으로 열 여섯번째의 졸업생이 발표전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한국화는 여전히 동서양의 문화적 충돌과 도전의 거센 파도속에 흡수, 또는 형질변형의 역반응을 낳으며 살아남기 위한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리없는 격돌은 단순한 전통과 현대, 신구대립의 차원을 넘어 예술의 개념과 속성에 대한 재정의, 더 나아가 예술의 역할에 대한 인문사회학적 성찰까지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시사점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제 남북한 문화교류가 진전되고 민족주의 와 정체성, 한국적인 이데올로기가 신문화창출의 계기를 고조시키게 된다면 한국화의 미래는 그리 비관적이지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또한 서양화의 흐름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인간의 미래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과 창조정신은 디지털과 미디어혁명을 이룩하여 인간의 생각과 행동, 인식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인터넷혁명은 공간과 시간개념을 바꾸어 놓고 있고 이러한 정보통신의 급격한 발전은 미술계의 지형마져 커뮤니케이션 중심의 매체예술, 영상예술이 주도하는 입체적이고 전감각적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현대미술과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이른바 미디어아트는 새로운 세기미술을 예견하고 있습니다.
충남대학교 회화과 학생들의 작업도 치열한 도전의식과 예민한 감각적 대응으로 연마한, 미숙하지만 신선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미래화단을 이끌어갈 이들의 앞날에 많은 성원과 지도편달 있으시길 바랍니다.

   2000년 11월

윤여환(충남대학교 회화과 교수)
 

2000년 11월 22일~12월 5일 (충남대학교미술관 백마아트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