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관의 자연사생과 산수읽기

 
김성관은 현재 충남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는 4학년 학생이다. 그는 재학 중 부모를 여의는 비운의 가정 여건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많은 양의 작업을 제작하여 주위사람들의 주목을 받아온 미술학도이다. 그의 작업은 인물에서 추상에 이르기까지 여러 종류의 작품들이 있으나, 이번 개인전은 화인(畵人)으로서의 첫발을 내딛고자 하는 전시이기 때문에 산수화 작품만을 가지고 전시를 하게 되었다. 자연사생을 통해 대둔산, 지리산, 계룡산, 마곡사, 영월의 동강 등 우리나라 산수의 승경을 활달한 필치로 읽어 내려가고 있다. 그가 추구하는 이러한 일련의 화업정신과 화업방향에서 조선시대 진경산수(眞景山水)의 맥을 잇겠다는 일념과 고집을 엿 볼 수 있다. [진경(眞景)]이란 말은 사실상 극히 한국적인 용어이면서도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사용되었고, 근대이후에는 [실경(實景)]이라는 용어로 쓰여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처음부터 자연형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형상과 본질 두가지 측면을 절대적으로 강조하였고, 산수화의 근원자체가 실제 산수풍광을 사생하여 산수화의 정형을 만들었기 때문에 진경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중기 정선(鄭敾)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중국산수를 관념적으로만 차용하여 그리던 관습으로부터 벗어나, 자연을 직접 사생하면서 그 특징들을 섭렵해 나가는 이른바 한국적 진경산수화를 개척해 나갔다. 현대에 와서는 사진과 영상매체의 발달로 자연을 보는 구체적이고 정치한 눈이, 자연을 있는 그대로 읽어 내려가는 극사실적 시각으로 변화되었다. 따라서 요즘에 유행하는 산수는 실경산수화가 감상자들의 눈을 더 자극한다. 그러나 오늘의 실경산수화는 실경에 치중하다보니 정신적 깊이를 담아낼 공간과 여유를 찾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산수화의 생명은 형상에서 정신을 담아내는, 말하자면  동양미학의 키워드라 할 수 있는 [이형사신(以形寫神)]의 철학과 기운생동사상(氣韻生動思想)에 있다 할 것이다. 이와 같이 동양의 자연관에 입각한 활발한 산수읽기를 통해, 동양의 전통회화가 어떻게 현대에 재조명되고 다시금 그 한계를 극복해 갈 것인가를, 오로지 지필묵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하는 힘겨운 화도(畵道)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김성관은 지금 개인전으로 자신을 드러내기는 아직 이른 시기이고, 자신의 세계를 정립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정신이 절실히 요구되는 학생신분이다. 그러한 점에서 그는 앞으로 살아있는 자연형세의 흐름을 독자적인 묵필세계로 조형화하여 독특하고 청정한 자연을 보여주어야 할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윤여환(충남대학교 회화과 교수)

2001년 9월 21일~9월 27일 (동양타임월드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