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서천신문]에서 주민들의 쓰레기 봉투 사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서천군 쓰레기 봉투사업이 적자운영되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것은 쓰레기를 분리해서 버리는 습관이 아직 자리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화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된지 2년이 지났다. 그러나 각 가정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별로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예전보다 훨씬 더 다양화된 생활로 인해 갖가지 쓰레기가 매일 쏟아져 나온다. 결국 각 지방자치단체간에는 쓰레기 매립지로 인해 첨예한 신경전과 함께 주민간의 대립과 반목까지 생겨났다. 요즈음에는 강은 물론이고 바다에도 쓰레기가 떠 다닌다.

우리는 요즘 버리는데 너무 익숙해져 있다. 주위의 여건을 둘러보면 모두들 남아 넘쳐 쉽게 버려진다. 음식물, 종이, 플라스틱류 등 한순간에 새 것이 쓰레기로 변해 버린다. 물론 쓰레기 종량제로 어느정도 버리는 것이 줄어들긴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이 남아, 버리는 것이 많다.

그러면 이 쓰레기들로 인해 지방세는 올라 가고 더 많은 소각장과 매립지가 필요하게 되어 결국에는 대기 오염까지 발생시킨다.

보다 편리해진 쇼핑, 신속한 배달과 소비, 손쉽게 버릴 수 있는 일회용품, 유행에 뒤쳐져 버려지는 동네 길목의 멀쩡한 가구와 전자 제품들을 한 번 생각해 보라.

이제는 우리 주위에서 고물상이 없어진지 오래이고 고물과 폐품을 엿과 강냉이로 바꾸어 주던 정다운 엿장수 아저씨는 더더욱 볼 수 없다. 그냥 가져가라고 해도 어느 누구도 관심이 없다. 정말 이러다간 멀지않은 시점에 이르러서는 자기 집안에 쓰레기를 쌓아 두어야 하는 불행한 시기가 올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내집 앞마당에 남의 쓰레기를 묻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리 없고, 우리가 사는 비좁은 땅덩어리는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지가가 계속 치솟게 될 것이기 때문에 행정당국도 별 뾰족한 수가 없을지 모른다. 우리는 모두가 좀더 자연친화적인 자세로 바꾸어져야 한다. 흙에서 난 것은 다시 흙으로 되돌려 주고 소비자인 우리사람들은 이런 생태계의 흐름 속에서 좀더 작은 소비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땅은 병앓이를 시작하고 흙은 메말라 우리 인간의 근본을 뒤흔들게 될 것이다.

우리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쓰레기를 정말 폐기물로 생각하지 말고 하나의 새로운 자원으로 생각하여야 한다. 원천적으로 자신의 생활은 작은 소비로 가난의 겸손을 보여야 한다.

이세상에 무공해라는 말은 결코 없다. 어느 물건이든 반드시 사용하고 나면 오염을 발생시킨다. 그런만큼 소위 저공해라는 물질을 많이 사용하자. 이런 의미에서 각 가정에서 나오는 쓰레기 중 썩을 수 있는 유기물질을 퇴비로 만들어 써 보자. 먹다 남은 음식찌꺼기는 발효시키거나, 거름 낙엽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아무리 잘못 만들어진 퇴비도 분명 어느정도 효과는 있으니까 이 퇴비로 집에서 꽃을 피우고 상추나 고추, 묘목을 심어 볼 수도 있다.

우리는 그냥 무심코 사용되던 습관 그 자체가 우리 주위 환경을 오염시켜 버린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제 점점 버리는 것에 무관심하고 습관화되어가는 현실에서 쓰레기 종량제에 대해 다시한번 인식하고 그 활용방안을 모색 해 볼 때가 온 것 같다.

그러자면 일반 쓰레기는 부피를 최대한 줄이고,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와 불가능한 쓰레기를 품목별로 분류하여 규정된 봉투에 넣도록 하여야 한다. 가구나 가전제품은 버리는데 비용이 들다보니 심지어 폐차까지도 보기흉하게 아무곳에나 버려지는 사례가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전국 가전가구 재활용 협의회}도 생겨나 이곳에 연락하면 무상으로 수거해 간다고 한다.

새해에는 가정에서나 들과 산에서, 여행 중에도 쓰고 남은 쓰레기는 반드시 분리해서 수거 할 수 있도록 작은 것부터 실천해 보자.


[서천신문,1997년 2월 1일(토)자-윤여환 | 충남대 교수 : 칼럼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