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 8월 25일(월)자 -

'염소작가'윤여환씨 적선법으로 "사색의 여행"

조우석 기자


조선시대 회화사의 중요장르였던 인물화와 동물화의 유산이 어떤 모습의 현대회화로 변용되고 있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지난 80년 국전에서 동물화로 특선을 받은 이후 '염소작가'로 불려온 윤여환(45.충남대 교수)씨의 5년만의 개인전(27일~9월2일 서울 공평아트센터)과 중국미술교육의 1번지 중앙미술학원에서 사의 인물화를 전공한 김만규(41)씨의 전시회(27일~9월2일 서울 갤러리도올)가 그것이다.
이들의 작업은 조선조 후기회화의 큰 이름들인 윤두서(1668~1715)와 김두량(1696~1763)이 남긴 명품들인 '자화상'이나 '흑구도' 등의 성취도와 비교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근대 이전 회화전통의 단순 반복 작업 대신 각기 '정신성의 높이로 올라간 동물화'(윤여환), '동시대 세태묘사를 포괄하는 풍속인물화'(김만규) 등으로 가지를 쳐 나가고 있다.

윤여환씨의 '사색의 여행-새벽을 가르는 원기'(가로130cm, 세로97cm)

전통인물-동물화 현대감각 재현

우선 윤여환씨의 염소그림에서는 어떤 영성이나 위엄이 전달된다. 사물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조 분위기도 한눈에 들어온다. 윤씨가 적선법이라고 말하는, 수묵이나 채색을 치밀하게 쌓아올라가는 기법으로 묘사된 염소의 조용한 자태와 시선은 숭엄함의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전통인물화에서는 대상의 묘사를 넘어 내면의 정신성 표출을 말하는 사의와 전신요소를 으뜸가는 미덕으로 친다. 그렇다면 염소모습에까지 전신의 개념이 스며들게한 윤씨의 작품은 독자적 성취로 꼽을 만 하다. 출품작들은 '사색의 여행'이란 제목이 붙어있기도 하다. 그의 '철학적인 염소그림'은 천주교신자인 작가의 영성체험과 유년시절 시골에서 염소를 키웠던 교감을 전제로 할때 비로소 이해된다. 윤씨는 "90년 천주교 입교이후 종교적 열정이 나를 지배했다. 그것이 종래의 자연주의적 동물화에서 영성이 깃들인 염소그림으로 바뀌는 계기였다. 굳이 염소를 소재로 한 것은 염소가 성경 구약의 번제나 불교설화 등에도 단골로 등장하는 동물이상의 동물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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