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통방송
(TBN-FM102.9) 칼럼

한국화와 동양화의 의미
(1999년 8월 5일 오전 8시)

한국화와 동양화!
우리가 아직도 혼란을 가져오는 한국화와 동양화의 용어에 대한 확실한 의미를 찾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는 우리나라의 전통회화인 우리의 그림을 [동양화]란 명칭으로 불러 왔었습니다.
그것을 [한국화]란 이름으로 바꿔 부르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진 않습니다.
192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그냥 그것을 회화나 서화로 불렀었죠.

구한말 개화기에 서구문명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고, 일본이 우리를 통치하면서 조선총독부 관할로 "조선미술전람회" 약칭 선전이란 공모전을 만들어 우리의 미술인들을 그 속에 넣고 묶었던 것입니다.
그때 "鮮展" 정관의 공모분야를 정할 때 우리의 전통회화를 [동양화]라 하고 서양에서 들어온 유화를 [서양화]라고 하는 신조어를 만들어 공식적으로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그 당시 이미 중국은 그들의 전통적인 그림을 국화라고 부르고 있었고, 일본도 자신들의 그림을 일본화라고 명명하고 있었으니, 우리도 마땅히 우리의 그림을 조선화라고 불러야 했을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서양의 그림을 서양화라고 했으니, 그것에 대칭되는 용어로서 동양의 그림이란 뜻이 그럴뜻해 보이지만 거기에는 우리그림의 전통과 역사성을 철저히 배격하여 자기동일성에 기반을 둔 주체적 성장을 가로막기위한 일본의 술책이 내포되어 있었습니다.
우리 전통문화의 단절과 말살정책의 일환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것이 대한민국 건국과 함께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약칭 國展으로 공모전이 바뀌면서 그대로 동양화라는 명칭을 국전 30년간 사용해 오다가 동양화가 일제때 만들어 놓은 명칭이라 하여 1982년 5공화국 출범과 함께 "대한민국미술대전" 약칭 미술대전으로 관전이 바뀌면서 동양화가 한국화로 명칭만 바뀌어 현재까지 통용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전통음악을 [국악]이라 하듯이 우리의 전통회화를 [한국화]라고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비합리적이고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을 극복하는 일이며, 타율적 식민지 체질과 그 잔재의 악몽에서 깨끗이 벗어나 새로운 민족적 주체성과 미래를 향한 민족미술의 현대적인 모습을 탄탄하고 확실하게 기약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것은 단순히 이름만 바꾼다는 문제가 아니라 생각해보면 민족예술의 본 얼굴을 되찾아 이를 새롭게 정립한다는 혁신적인 의지의 발로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尹汝煥 | 충남대 교수 .한국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