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 1992년 6월 27일(토)자

한밭춘추




서양미학에 골계미라는 것이 있다. 이 골계가 미적 가치를 획득했을때의 미의 양태를 유머라고 한다. 이 유머에는 지적요소가 강한 골계인 기지, 불합리한 시사에 대한 예리한 공격성을 갖는 풍자, 기지적 발상을 통해 감춰진 내용을 나타내는 아이러니 등이 있다.

유머는 본래 체액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고대 생리학에서는 체액의 종류와 양이 사람의 성격이나 기질을 결정한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생활에 웃음이 있어야 하고 웃는 곳에 유머가 있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예부터 군자의 덕을 삼는 동양에서는 어리석은 사람이 잘 웃는다하여 너무 헤프게 웃는 것을 경계해 왔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웃음에 인색하다. 서양속담에는 항상 웃고 지내라는 것이 있고 일본에도 웃는 집에 복이 온다는 속담이 있다. 이희승 선생은 웃음의 색채를 재미있게 표현했다. 즉, 웃음에는 빙그레 웃는 破顔大笑, 깔깔대며 웃는 拍掌大笑, 깨가 쏟아지는 衎衎大笑, 허리가 부러질 지경의 抱腹絶倒, 아하하 소리를 치는 仰天大笑, 헤식디 헤식게 히죽히죽거리는 김빠진 웃음이 있다고 하였다.

유머는 모순과 유행과 불건전한 논리를 발견케 하는 뛰어난 섬세한 정신력이 따른다. 즉, 개념과 현실과의 모순을 재빨리 지적하여 상식과 기지의 묘미를 제 마음대로 구사한다. 또 유머의 기능은 물리적이라기 보다 화학적인 것이기 때문에 사상과 경험의 기초적 조직을 변질시켜 버리기도 한다.

국민생활에 있어서의 그 중요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통치자가 한번 웃으면 국민의 하루가 편안하다. 그 심리를 아는지 요즘 대권주자들은 항상 웃는다. 좋은 이미지 부각에는 반드시 웃음과 유머가 따른다. 정치적 유머는 사회를 밝게 하지만 정치적 망언은 사회를 어둡게 만든다.

그림에서도 골계화, 웃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있다. 우리는 자신의 웃는 얼굴, 항상 웃는 그림을 그리는 마음으로 살아 갈때 생활이 활력을 얻고 사회가 건강해 질 것이다.

 


[尹汝煥 | 충남대 교수 .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