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 1992년 5월 23일(토)자

한밭춘추




요즘은 산과 들이 온통 푸른 빛이다.
그 녹색을 호흡하면서 녹음속으로 푸른 들판으로 달려가고 싶은 계절이다.
우리 인간은 식물이 배출하는 산소를 호흡하며 살고 있다.
그래서 녹색은 삶의 활력과 안락함을 가져다 준다.
이 색은 신선함, 젊음 그리고 희망과 평화, 이상과 풍요로움을 상징한다.
우리에게 친밀감을 주는 녹색은 사회 공통의 표지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교통도로에서 진행을 알리는 신호등이나 비상구 안전지역 표지, 녹십자 등에 쓰임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색채심리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녹색을 좋아하는 아이는 충동적인 상황에서도 잘 견디며 이를 조절할 수 있는 행동과 자기만족 그리고 신중히 생각해서 행동으로 옮기는 침착성등이 있다고 한다.
실험실의 쥐를 흥분시켜 높고 푸른 잎사귀가 들어있는 상자속에 넣었을때와 잎이 없는 상자속에 넣었을때 그 흥분이 가라앉는 속도가 판이하게 달랐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이것은 나뭇잎에서 발산되는 물질가운데 사람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사고력을 돋우어 주는 요소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현대인이 우울하고 각박하며 신경질적이고 도전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사회적 환경의 변화에서 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녹색량의 절대부족에서 오는 자연 환경에도 원인이 있다고 한다.
또한 장차 인류가 안고 있는 미래의 공포는 핵이 아니라 녹색 부족으로 유발될 산소부족이라고 미국의 한 생태학자는 경고한일이 있다.

우리나라도 도시의 색채환경 문제가 법제화되어 있고 자연환경보호를 위해 녹색당까지 생겼다.
우리들이 해야할 일은 이들 녹색 생명체가 대기의 정화작용을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녹색을 보호하고 녹색을 회복시키는 일이다.
어느정도 문명의 편리함을 희생해서라도 자연의 녹색을 지키는 일이 우리들의 심리적인 안정을 찾고 건전한 육체를 보장받는 일이 될 것이다.


[尹汝煥 | 충남대 교수 .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