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혼곡(鎭魂曲) / 가로220cm, 세로231cm / 천+먹+채색 / 1989

`89년도 [ 89 현대미술초대전 ]에 출품한 작품입니다. 이 전시회는 한국미술의 맥락과 미술가의 화합을 위하여 이어오는 전시회로 [국전]이 정책적으로 폐지되자 기성작가는 [현대미술초대전]에 수용하고 신진작가는 [대한민국미술대전]에 흡수하였습니다. 말하자면 [국전초대작가전]을 대신하는 전시회가 됩니다. 따라서 [현대미술초대전]은 과거 국전에서 살아온 기성세대와 미술대전, 민전, 기타 개인전을 통하여 두각을 나타낸 층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전시장소 관계로 한국화, 서예, 공예분야의 383명을 초대해 전시하고 서양화와 조각은 그 이듬해로 이어지는 격년제로 전시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그러나 작가선정의 끊임없는 잡음으로 결국 91년 전시회를 마지막으로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이 작품은 고통과 비애, 맺힌 限을 간직한 채 스러져간 영혼들의 넋을 진정시키고자 시행되는 일종의 진혼곡입니다. 흰색의 두 노부부라는 허상-떠도는 영혼이랄까-천지신명께 비는 神이 오른 무당, 산신령, 동자영, 기도하는 사람, 만사형통부적, 祝祭를 위한 劃의 난무 등이 민화적인 분위기와 접목되어 어우러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저자신에 대한 진혼곡인지도 모릅니다. 정신적인 고통이 극에 달해 있었던 시기였기 때문이죠. 이 세상만사가 신들의 농간과 술수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떠도는 영혼들이 살아있는 육체를 통해 자기 주장을 하고 한을 풀려는 행위를 체험하면서 공포와 불안이 주변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러한 과정이 그 이후, 종교(가톨릭)를 갖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고 보아야 하겠습니다.